종삼품 벼슬을 받은 강아지
link  애견샵   2021-04-20
개는 그 나라의 국민성을 닮는다고 하면 설마 그러려니 할지 모른다.
한데 각기 다른 풍토에서 자란 개의 성질을 연구 비교한 독일의 동물학자 알프레드 브레엠은
국민성과 개의 성질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개가 그 집 주인, 주부, 아들 딸 그리고 머슴의 권력이나 역할이나 성질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며,
따라서 개의 강한 감수성은 그 민족의 보편적 기질에 동화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영국개인 불독이 착실하고 집요한 영국사람을 닮고, 독일개인 셰퍼드는 사납고 이지적인 독일사람을,
프랑스개인 푸들은 유쾌하고 낙천적인 프랑스 사람을, 중국개인 챠우는 둔중하고 꿍꿍이 속인 중국사람을 닮고
있는것 같다.
북구에 가보면 개들이 대체로 냉정하고 침착한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쪽 사람들의 첫인상과 부합이 된다.

개화기 때 황해도지방을 돌아다녔던 선교사 게일은 한국개들은 외국인만 보면 눈을 번뜩이고 털을 곤두세우며
울타리가에 모여서 짖거나 대문 밑구멍으로 고개를 내밀고 짖어대긴 하지만 일정거리 안으로는 달려들지 않는
평화적인 개라 하고 , 마치 한국사람들처럼 한국개들도 외국인에 대해 선천적인 혐오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위선이 없고 또 서양개들처럼 사람을 해치지않기에 번견으로는 십상이라고 적고 있다.

주인을 위해 희생한 충견 이야기는 동서 가림없이 널리 분포돼 있으나 어미개를 위해 효도한 효구 이야기는
우리나라 밖에 없으니 이도 효도지상의 국민성 때문일까.
강원도 정선에 가면 효구총이 있다. 가난한 집에서 개를 잡아먹고 개뼉다귀를 개천가에 버려놓았는데 그 개에서
태어난 강아지가 그 뼈다귀를 양지바른 산밑에 낱낱이 뭍고 그 무덤을 덮고 누워 굶어죽어 있었다는
바로 그 현장인 것이다.

늑대가 사람아이를 주워다가 길렀다는 야생아 이야기는 더러 있으나 개가 사람 아이를 기른 이야기 또한
우리나라밖에 없으니 그 또한 국민성의 반영일까.
고려 말 개성에서 염병으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눈먼 아이를 그 집 노랑개가 꼬리를 잡혀 걸식케 하고,
밥을 먹고 나면 샘가에 끌고가 물을 먹여 길렀기로 조정에서 정삼품 벼슬을 받은 개가 있다.

도의가 무너지고 인정이 메마른 근대화과정이라서인지 이같은 의롭고 정다운 개 이야기가 전혀 없었고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양주에 물에 빠진 주인 아들을 구해낸 강아지가 생겨났으니 종삼품감은 족히 되렸다.





이규태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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